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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정치’ 비중, 아직 너무 낮다
2018. 06. 07
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6·13 플래카드에 여성 많지만 서울 벗어나면 사정 전혀 달라 광역·기초長 후보는 5% 미만

여성 정치인에 대한 편견 심각 출산과 육아 등 부담 영향도 커 사회 참여 더 북돋울 정책 절실


최근 지방선거 캠페인이 본격화하면서 유난히 시선을 끄는 것이 있다. 서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후보 현수막에서 여성들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선거와 비교할 때 여성의 참여가 상당히 늘어난 듯하다.

그런데 서울을 벗어난 지방에서의 인상은 서울과는 사뭇 다르다. 차를 타고 스쳐 지나간 곳이든 직접 방문한 곳이든 지방의 여러 곳에서 여성 후보자의 현수막은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과는 전혀 다르게 이번 선거는 남성 후보들의 잔치 같다. 다수의 여성 후보를 볼 수 있는 서울이 예외일지 모른다.

서둘러 확인한 6·13 지방선거 후보등록 현황은 뜻밖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광역과 기초단체장 선거 후보 가운데 여성은 단지 5% 미만이다. 서울 길거리의 현수막을 통해 어림잡았던 것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비율이다. 특히, 여성 후보가 경쟁하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는 서울과 부산 단 두 곳뿐이다. 기초단체장 선거 후보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부산, 경기 지역 내 몇 곳의 기초단체장 선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초단체장 선거에 여성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다. 이와 비교할 때, 광역과 기초의회 선거는 그나마 낫다. 광역과 기초의회 의원 후보 가운데 여성이 27%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비례대표의원 선거에 적용되는 여성 후보 할당제가 한몫한 결과다. 비례대표 후보를 제외하면, 광역과 기초의회 선거의 여성 후보 비율 역시 17% 수준으로 현저히 떨어진다.

이러한 우리의 상황은 여성의 정치 참여와 관련된 최근 국제적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다. 우선, 국제의원연맹의 자료에 따르면 각국 의회의 여성 의원 비율은 평균 23% 정도로 한국보다 높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는 여성 정치인의 비율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가마다 차이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노르웨이는 여성 의원 비율이 41%에 이르지만, 일본은 겨우 10% 정도다.

국제적 동향과 관련해 또 하나의 주목할 사례는 프랑스다. 지난해 총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이 속한 정당의 후보자 명단에 여성과 남성을 50 대 50의 비율로 채웠다. 기성 정치에서 멀어지고 있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기 위한 혁신적인 실험 가운데 하나로, 여성 후보의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다.

사실, 그동안 한국 사회도 여성 후보를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여성 후보 할당제의 신설 및 확대의 역사가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런데도 여성의 정치활동 및 선거 경쟁 참여가 낮은 일차적인 이유는 다양한 편견과 오해에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은 남성보다 정치에 소극적이라든지, 선거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가정들이 이에 해당한다. 전혀 경험적 근거가 없는 주장들이다. 오히려 이번 선거에서 광역의회와 기초의회 비례 후보의 80% 이상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여성들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참여 방식이 특정 양식으로 제한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 선거에서 여성 후보 비율이 낮은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출산과 육아 등과 관련된 여성의 과중한 부담에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이에 대한 사회 구조적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는 실제 선거에서 여성이 저대표되는 현상을 극복하기 힘들다. 이를 위해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여성이 자기 계발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물론, 여성 의원만이 여성의 정치적 선호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여성 후보의 수가 적다고 여성의 목소리가 정책에서 배제되는 것도 아니고, 여성 의원이 늘어난다고 그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수렴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우리의 선거 현실에서 아쉬운 것은 여성 후보의 수와 여성에 대한 정책 모두 미비하다는 점이다. 여성 후보가 적은 현실에서 여성에 관한 정책 역시 여성의 대표성을 향상하기 위한 근본적인 고민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처럼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실험을 꾀하지도 않는다.

이번 선거에서 역시 각 정당은 10대 공약에 수혜성이 강한 여성 공약을 제시했다. 여성들의 경력 단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을 통해 여성의 정치·사회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출산과 보육 환경이 개선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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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0605010338110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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