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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30% 공천’ 또 말뿐이었다… “7.2%, 경악스러운 수치”
2026. 05. 22
‘여성 30% 공천’ 약속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다.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기초단체장 후보 221명 중 여성을 18명만 공천했다. 비율로는 8.14%다. 국민의힘도 186명 중 7명, 3.76%에 그쳤다. 양당 모두 당헌에 명시된 ‘여성 30% 공천’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 여성계는 “경악스러운 수치”라며 강제성 없는 현행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 결과, 전체 후보 7723명 중 여성은 2624명으로 약 34%였다. 4년 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27.5%보단 높아졌지만, 선출직 핵심 자리로 갈수록 여성 비율은 현저히 낮아졌다. 여성 후보 비율은 광역단체장 9.3%, 기초단체장 7.2%, 광역의원 지역구 23.7%, 기초의원 지역구 26.3%에 그쳤다.

“가장 공정한 공천”이라고? 여성은 빼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공천을 ‘시스템 공천’ ‘공정 공천’으로 평가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3일 민주당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은 가장 민주적이고 빠른, 그리고 가장 공정한, 부정·비리 없는 공천을 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 없이 낙하산 공천, 부정과 비리 없이 4무 4강 공천을 실천해왔다”며 “가장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뽑힌 후보님들이야말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했다. 지난 13일에도 이번 공천을 ‘4강 공천’이라고 자평했다. 민주적인 시스템 공천, 공정한 당원주권 공천, 투명한 열린 공천, 역대 가장 빠른 공천이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국민의힘도 ‘공천 혁신’을 강조해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공천 과정에서 여성·청년 배려를 약속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지난 2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혁신 서약식에서 “여성과 청년, 저희들이 배려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여성과 청년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그런 공천을 실시해 달라”고 말했다.

[광역단체장 여성 후보, 양당 각각 1명뿐]
그러나 여성 대표성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평가는 달라진다. 양대 정당의 여성 공천 비율은 전체 평균보다도 낮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각각 여성 후보를 1명씩만 냈다. 각 당 기준으로 16명 중 1명, 6.25%다.

기초단체장 공천 결과는 더 부진했다. 민주당은 221명 중 18명을 여성으로 공천했다. 4년 전 지방선거 때보다 여성 후보가 5명 늘었지만, 비율은 8.14%로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2월 “여성 기초단체장은 달랑 3명이다. 30명은 돼야 한다”던 정 대표의 말이 무색한 공천 결과다.

장 대표는 “여성과 청년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공천을 실시해 달라”고 말했지만, 여성 공천은 오히려 퇴행했다. 국민의힘 기초단체장 여성 후보는 186명 중 7명, 3.76%에 그쳤다.

지역구 지방의원 공천에서도 30% 기준은 충분히 지켜지지 않았다. 비례를 제외한 광역의원 지역구 여성 후보 비율은 민주당 26.12%, 국민의힘 20.15%였다. 기초의원 지역구에서는 민주당이 33.26%로 30%를 넘겼지만, 국민의힘은 23.85%에 머물렀다.

한편, 원내 정당 중 진보당은 광역의원 지역구 후보의 50.62%, 기초의원 지역구 후보의 54.97%를 여성으로 공천했다. 여성계는 이를 두고 여성 후보 확대가 불가능한 과제가 아니라 정당의 의지와 제도 설계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경선만이 공정이라며 기울어진 운동장 방치”]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이번 공천 결과가 “여전히 뿌리 깊은 성별 불균형과 견고한 유리천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고 비판했다.

전국여성위는 특히 기초단체장 공천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의 여성 기초단체장 후보는 서울 1명, 경기 3명, 인천 1명 등 수도권에서도 저조했다. 광역단체장 후보 16명 중 여성은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 1명뿐이었다.

전국여성위는 “기초단체장은 지방행정의 핵심인데 남성에게 매우 편중돼 있다”며 “오랫동안 축적되어 온 정치 영역의 성별 불균형은 여성에 대한 구조적 불평등을 낳는다”고 했다.

이어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공천 등 정당의 적극적 조치가 필수적인데, 이번 공천 과정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은 그냥 놔둔 채 ‘경선’만이 ‘공정’이라며 개인 경쟁력을 운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성평등 책무로부터 도망치는 무책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광역의원 지역구 여성 공천 비율은 26.12%였다. 기초의원 지역구는 33.26%로 30%를 넘었다.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광역의원 후보는 30%를 넘었고, 기초의원 후보는 41.8%였다.

전국여성위는 공천 결과에 대해 “수많은 여성 후보들의 눈물겨운 도전과 치열한 경쟁 끝에 이뤄낸 진전”이라면서도 “비례대표 50% 할당제라는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30% 문턱을 넘지 못한 광역의원 지역구 여성 공천은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필수 과제”라고 밝혔다.

[“여성 공천 30% 의무조항으로”]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이날 논평을 내고 “선언과 권고만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고 밝혔다. 여성연합은 특히 양당의 단체장 여성 공천 비율을 강하게 비판했다.

여성연합은 국민의힘이 기초단체장 후보 186명 중 여성 7명만 공천한 데 대해 “지난 선거보다도 후퇴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지난 선거보다 늘었지만 1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여성연합은 이를 “경악스러운 수치”라며 “여성 정치 대표성 확대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음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정당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와 지역구 지방의회의원 선거 후보자를 추천할 때 전국 지역구 총수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여성연합은 이 조항을 “사문화된 권고 규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체장 선거 여성 공천 의무화와 지역구 여성 후보 30% 추천 의무화 입법을 촉구했다.

여성연합은 “지방정치에서 여성이 과소 대표되는 것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성별 불균형이 정치 영역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여성의 삶과 직결된 의제들이 지역 정책의 중심에서 밀려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이 온전히 정치를 대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도 “지방 권력의 핵심 의사결정 구조가 여전히 남성 중심과 비윤리적 전력자로 고착되어 있다”며 “거대 양당 중심의 기득권 카르텔을 해체하는 구체적인 선거 제도 개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상 지역구 여성 후보 30% 추천 규정 의무 조항으로 강화 △단체장 선거에 대한 여성 공천 의무화 △선거보조금 배분 제도의 근본적 개선 △소수정당의 공정한 경쟁 조건 보장 등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여성신문=이하나 기자]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7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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