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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 여성 정치의 미래는 밝다”
2019. 11. 18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김정숙 이사장
설립 30주년 맞아
변화한 유권자 의식
여전히 부족한 법제도

한국 여성 투표권의 역사는 1948년 총선거부터 시작된다. 이때 총선거로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법통을 이어받고 민주 공화국으로써의 헌법이 제정되었으므로 나라의 시작과 함께한 셈이다. 그러나 투표권이 있었어도 여성 정치의 역사는 어둡기만 하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1988년 13대 총선 당시 여성 국회의원은 전체 국회의원 293명 중 6명으로 단 2%에 불과했다. 여성 후보자의 비율도 전체 후보자 1192명 중 27명으로 2.2%였다. 여성 유권자의 정치 의식도 낮았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서울지부가 1988년 내놓은 ‘우리나라 도시 여성의 정치의식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투표에 나섰던 여성들 조차 가족, 가장 의견에 따라서 투표했다는 응답이 6.5%, 주위 사람의 의견에 따랐다는 의견이 2.0%로 나타났다. 이러한 배경을 안고 1989년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이사장 김정숙)가 설립됐다.

“1988년에 경기도 지역구에 입후보를 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열두세명의 여성 후보가 있었는데, 모두가 떨어졌지요. 지역구 의원 자리에 단 한명의 여성 후보도 못 들어간 겁니다. 선거에 떨어지고서 왜 떨어졌을까 알아봤지요. 능력이 모두 같을 때 당신은 남성 후보를 뽑겠습니까, 여성 후보를 뽑겠습니까 유권자들에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그 당시 남성 유권자의 91%와 여성 유권자의 64%가 남성 후보를 뽑겠다는 겁니다. 될 리가 없지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을 공공연히 말하던 때였다. 여성 조차 여성 후보를 뽑지 않으려는 것을 보고 김정숙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이사장은 여성이 정치 무대로 나아가기 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여성의 정치 의식을 고취시키고 여성 정치인의 양성을 목표로 연구소가 설립됐다.

“지난 30년간 연구, 학술, 토론은 기본이고 여성 후보 발굴과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정치 교육 전반에 나섰지요. 국내외 학술세미나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여성과 정치라는 단어를 접목 시킨 첫 단체였어요. 세계 각 여성단체들과도 연대했습니다.”

30년이 흐른 2019년 현재, 김 이사장은 변화를 실감한다고 한다. 지난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유권자를 대상으로 ‘사회적 지위/경력 등 비슷한 조건일 때 성별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남성후보를 선호하는 비율은 27.2%, 여성 후보를 선호하는 비율은 35.8%로 나타났다. 매번 선거에서 여성 투표율은 높아지고 있다.

“그래도 아직 멀었습니다. 지난 30년간 전세계는 여성 정치인 비율이 3,40%를 달성해 가는 추세입니다. 세계 평균은 지금 24% 정도고 우리나라는 17%에 불과합니다. 아시아권이 특히 낮아요. 남성 기득권이 견고해 법과 제도가 여전히 미비하고 당 지도부 등이 생각을 바꾸질 못합니다. 그리고 여성들도 워낙 어려우니 용감히 나서질 않으려 합니다.”

정치를 가깝게 생각하지 못 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심각한 성차별적인 분위기는 여성의 정치 참여를 위축시킨다. 김 이사장은 법과 제도를 통해 여성의 정치 진출을 도와야 한다고 본다. 김 이사장은 14·15·16대 3선 국회의원을 한 경력이 있다. 그는 90년대 여성할당제 실현을 위해 여성연대 운동을 벌이고 16대 국회에선 비례대표 여성 30% 할당을, 17대 국회에선 비례대표 여성 50% 할당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법 제도가 미비한 것도 문제지만 정치 일선에 나서려는 여성이 없는 것도 문제에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요. 정치권력을 얻는 방법도 모르고, 알기도 쉽지 않아요. 하지만 시급합니다. 여성들이 법을 고치는 길로, 정치계로 나서야 합니다.”

김 이사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성 정치 후보 발굴과 교육에 더욱 신경쓸 예정이다. 아직 17.1%에 불과한 여성 의원 비율을 어떻게든 끌어올려야만 여성 인권이 나아지고 세상이 변한다고 본다.

“내 인생의 마지막은 여성 정치 참여의 완성을 목표로 하려 합니다. 젊은 여성들 모두가 야망을 갖고 더 크고 높은 꿈을 꾸길 바랍니다. 저는 우리 여성 정치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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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기자  seoh@womennews.co.kr


출처 : 여성신문( http://www.women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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