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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세계여성단체협의회장 “여성운동 살리는 길은 협력...
2017. 12. 11
[인터뷰] 김정숙 세계여성단체협의회장

130년 역사 국제 단체 이끌어
차기 회장으로 추대 움직임


성폭력, 처벌 수위 높여야

세계여성단체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f Women·ICW). 대중에게는 생소한 이름일 수 있지만, 1888년 창립된 ICW는 여성의 투표권 운동을 비롯해 여성의 인권과 여성 보호 등을 위해 활동해온 가장 오래된 국제 여성 NGO의 연합체다. 여성 발전을 위한 국제정책을 내놓거나 세계 각국의 여성단체가 목표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침을 전달하기도 한다. 현재 ICW에 가입된 나라는 80~100개국 가량 된다.

ICW의 회장은 지금 한국 여성이 맡고 있다. 지난 2015년 취임한 김정숙(71) 세계여성단체협의회장이다. 그는 2012년 제33차 세계여성단체협의회 서울 총회 당시 수석부회장으로 선출돼 활동해왔으며, 2015년 5월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린 총회에서 회원국 대표단의 만장일치로 회장에 당선됐다.

김 회장은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이사장,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전국이사, 21세기여성정치연합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고 14~16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총재, 17~18대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등을 지낸 여성계 대표 인사다. 그는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 세계여성단체협의회장으로서 한국 여성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김 회장은 “ICW 창립 당시에는 여성단체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ICW가 중심이 돼 주도적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면서 “그런데 130년을 지나오는 동안 단체가 나이가 들다보니 보수성향을 갖게 되더라. 단체 내부적으로 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되던 시기에 회장 직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ICW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기 3년은 개혁을 이루기에 부족한 시간이었다. 김 회장은 내년 연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달 7~10일 한국에서 열린 ICW 이사회에서도 김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두 달 후에 회장 입후보자 마감 기간이 다가옵니다. 그런데 등록할 사람이 안 나오고 있어요. 제가 그렇게 능력이 많은 사람이 아님에도 이사 분들이 저를 믿고 또 한 번 추대해주려고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내년 9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열리는 ICW 총회에서 신임 회장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회장을 포함해 부회장, 이사, 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투표로 뽑는다. 회장 입후보 자격은 세계여성단체협의회 이사로 3년 이상 봉사한 자다.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김 회장과 각국의 대표단은 지난 3월 열린 제61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UN CSW)의 주제였던 ‘변화하는 노동시장에서의 여성의 경제적 역량강화’를 비롯, 그간의 여성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며 양성평등 실현 방안을 논의했다. 김 회장은 “이사회에서는 실용적이고도 실질적인 아젠다에 집중한다”며 앞으로 ICW가 나아가야 할 방향, 각국 여성단체협의회의 문제점 개선 방안 등을 살폈다고 밝혔다.

ICW가 수행해야 할 구체적인 정책 논의는 총회나 집행위원회에서 이뤄진다. 지난 2015년 ICW가 터키 이즈미르 회의에서 결정한 주제는 ‘여성들의 역량강화를 통한 사회개혁(Transforming society through women`s empowerment)’였다. 앞으로 ICW가 3년간 밀고 나갈 캐치프레이즈였다.

김 회장은 “요즘 ‘4차 산업혁명시대가 온다’, ‘여성의 시대다’라고들 하지만 여성은 여전히 직업전선에서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올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으면서 양성평등을 이룰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여자들이 당하고 있는 폭력이 말도 못해요. 경제적으로 부를 이뤄 잘 사는 나라 축에 들고는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너무 비참해요. 성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폭력은 여전히 심각합니다.”

김 회장의 말대로 여성폭력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최근 한샘, 현대카드 성폭행 사건 등을 비롯해 여기저기서 쏟아진 직장 내 성폭력 고발은 한국사회의 강간문화 실상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빙산의 일각이 드러났을 뿐이에요. 그동안은 성폭력 사건이 밝혀지면 도리어 ‘여자가 어떻게 처신했길래’라며 여성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죠. 이건 회사뿐만 아니라 가정 내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항상 감춰져 왔죠. 오랫동안 묵혀왔던 것들이 이제야 터진 거예요. 이 기회를 잘 활용해 앞으로 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국가와 정부 차원에서도 엄중하게 이 사건을 다뤄야 하고요.”

그러면서 그는 지금보다 여성폭력에 대한 처벌 수위를 더 높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가 과거 국회에 있을 때 가정폭력을 없애기 위해 법을 만들려고 했는데 못했어요. 여성들이 남편에게 시달리고 두들겨 맞아 경찰에 고발하는 케이스가 당시 누적돼있던 게 수천 건이었죠. 근데 그중 재판에 넘겨진 게 거의 없더라고요. 다 조사 과정에서 훈방 조치하고 넘어가버리고. 조사하는 사람도 다 남성 경찰이고.”

김 회장은 “여자를 때린 남자들은 2주 진단만 나와도 구속시킬 수 있도록 법을 발의하려고 했다. 그런데 남자 국회의원들이 형법의 균형과 맞지 않는다고 반발하더라”며 “그들이 주장한 요지는 이랬다. 길거리에서 폭력으로 고발될 경우에도 2~3주 진단으로는 구속되지 않는다. 그런데 아내를 때려 2주 진단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구속시키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때 김 회장은 “여성이 국회에 많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그래서 비례대표 50%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법, 주요 당직의 3분의 1을 여성에게 맡긴다는 내규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여성단체들이) 여성운동을 더 가열 차게 해야 돼요. 층이 더 두터워야 하고요. 지금은 숫자가 너무 적고 층이 너무 얇아요. 여성운동은 여성들이 힘을 모아도 될까 말까예요. 또 여성 이슈로 뭉칠 때는 정치 색깔로 나누지 말고 뭉쳐줬으면 좋겠어요. 여성운동은 협력과 연대만이 살 길이에요.”
최현수 전 군사전문 기자, 국방부 첫 여성 대변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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