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모와 정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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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08.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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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몸짱'이 트렌드화한 세태다. `마음이 예뻐야 진정한 미인'이라든가, `겉보다는 속'이라는 말은 고리타분하다. 취업은 물론이고 청소년들이 장래희망 1순위로 연예인을 꼽고 있는 실정이다. 출중한 외모가 기본조건이다. 얼굴학자 조용진은 미인에 대해 `감동이자 마력'이라 했다. 그런 존재이니 미녀를 차지하려는 집착은 전쟁을 불사할 정도다. 장장 10여 년간 지속된 `트로이전쟁'이 그리스 최고의 미녀 헬레네 때문이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외모는 정치인들에게도 크게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제35대 대통령 선거다. 케네디와 닉슨의 외모가 득표로 곧바로 연결됐음이 선거 결과 분석에서 밝혀졌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TV 시청자 집단에서는 케네디가 우세했고, 라디오 청취자 집단에서는 닉슨이 우세했다. 결과는 케네디의 당선이다. 하지만 여성에게는 오해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남성에게는 신뢰(실력)감을 주지 못하고, 여성에게는 질투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역설이다.
▼미모를 배경으로 하는 권력의 대명사로 클레오파트라가 회자되고 있다. 2,000여 년 전 뛰어난 미모로 지중해의 정치를 쥐락펴락했다는 그녀가 실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몇 해 전 화폐 연구가들이 기원전 32년에 주조된 은화 동전을 조사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영국의 한 일간지가 보도했다. 영국 뉴캐슬대학 박물관장은 “남자를 유혹하는 요부로서 클레오파트라의 이미지는 후대에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국회의원의 대학생 성희롱 발언이 설화(舌禍)를 넘어 정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여기에 여성 정치인들의 미모평도 등장,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2005년 호주의 한 야당 총재가 여기자 성희롱 사건으로 총재직을 사퇴하고 자살을 시도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코미디언 출신 국회의원 정주일(예명 이주일)의 정계은퇴 고별사다. “정치판이란 게 나보다 더 웃기는 사람이 많아서….” 그의 코미디언 데뷔 일성이 솔직해서 친근하다.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용호선논설위원· yonghs@kwnews.co.kr
강원일보 2010-7-24
- http://www.kwnews.co.kr/nview.asp?s=301&aid=21007230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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