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심』 낸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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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03.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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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함이 고속성장의 공허 메워『세심』 낸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Newsmaker한정연 기자· jayhan@joongang.co.kr / 2010년 3월 16일
4일 찾아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나경원 의원의 사무실에는 미국 추상화가 애돌프 고틀리브의 그림이 걸려 있었다. 고틀리브는 당대 최고의 화가보다는 조금 덜 유명하지만 그래서 더 세련된 느낌을 준다.
나경원 의원의 그간 이미지는 세련되고 아름다운 여성 정치인이었다. 나 의원은 화려한 명품 옷이 아닌 단정하고 센스 있는 차림세로도 유명하다. 사무실이 방 주인의 이미지를 많이 닮은 셈이다.
잠시 후 사무실로 들어온 나경원 의원이 기자를 발견하고는 멈칫한다. 책상으로 돌아가 서둘러 가방을 내려놓는데, 한 손에 공과금 고지서가 들려 있다. 혹시 연체된 건 아니냐고 물으니 “자주 그런다”며 멋쩍게 웃는다.
세련된 이미지의 정치인이기 전에 그 역시 생활인이었다. 고틀리브는 “예술가는 이미지를 만들고, 이미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며 “추상화는 우리 시대의 사실주의”라는 말을 했다.
예술가를 정치인으로, 추상화를 현실 정치란 말로 바꿔도 크게 틀리지 않을 법하다. 정치인은 스스로가 만들어내려는 이미지를 위해 기존의 자신과는 다른 삶을 강요당하기도 한다. 그 덕에 스포트라이트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자신은 그게 좀 억울한 모양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펴낸 『세심』(중앙북스)이란 책에는 책 날개에 있는 사진 외에는 삽화조차 없다. 그의 요구사항이었다.
“행사장에 가면 농담처럼 국회에서 제일 예쁜 나 의원이 왔다고들 하세요. 그럼 전 속으로 ‘아 나도 일 많이 하는데’ 하며 좀 억울해합니다. 출판 제의를 그간 많이 받았지만 ‘정치인 책’을 내는 데는 많이 망설였어요. 제 말, 제 글로 얘기하는 ‘일반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세심』은 세심한 마음이 일상생활,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힘의 근원이라고 역설한다. 그리고 세심, 즉 디테일의 정치철학이 그간 성장 위주였던 우리 사회의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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